안녕하세요. 검진업무를 6년째, 특히 내시경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올포헬스입니다.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만 40세 이상의 성인은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로 위암의 유무를 진단합니다. 그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진료 목적의 위내시경 검사도 상당히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요. 위내시경 검사의 최종 목적은 결국 '위암의 초기' 발견 및 진단, 치료입니다.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왜 위내시경 검사를 2년 혹은 1년마다 해야 하는지 저의 6년간 근무경험을 이 글 하나로 깔끔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.
위암의 정의와 발생원인
위암이란?
위암은 위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, 우리나라 암 발생률 1위, 사망률 2위를 차지하는 반갑지 않지만 너무 친숙한 질병이에요. 위암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, 속 쓰림, 소화불량 등 일반적인 위장 질환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발견이 어렵습니다.
하지만 암이 진행될수록 복통, 체중 감소, 흑색 변(장 내 출혈 때문에)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. 이는 조기 위암을 넘어 전이단계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험신호입니다.
그럼 이런 침묵 속에서 자라는 위험한 위암은 도대체 왜 생기는걸까요?
위암의 발생 원인
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
위염, 위궤양의 주요 원인이며,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. 1994년에 WHO에서 이미 발암물질로 선정할 만큼 위암과의 연계성이 높습니다.
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자는 위암을 2~3배 증가시키고, 전 세계 약 75%의 위암환자가 이와 관련 있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.
식습관(고염식, 고지방식)
맵고 짠 음식, 탄 음식, 가공육, 훈제 식품, 지방이 많은 육류 등은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원인이 됩니다.
고염식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과도 연관이 있는데 고염식이 이 균의 독성을 촉진시키기 때문입니다.
고지방식은 위암 전 단계에 해당하는(발생률 0.25%이지만) 장상피화생을 발생시킬 수 있는 담즙역류를 유발합니다.
흡연
2004년 WHO에서 흡연을 광범위 메타분석을 통해 위암의 위험인자로 발표했습니다. 비흡연자보다 위암 발생률은 1.6배 높고, 매년 생기는 8만 건의 위암 중에서 11%가 흡연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합니다.
가족력
소화기계 암 가족력이 있으면, 가족력이 없는 사람보다 위암에 걸릴 확률이 약 1.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 특히, 위암 직계 가족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된 경우에는 위암 발생률이 5.3배까지 증가합니다.
장상피화생, 이형성증(위 점막 -> 장점막이 되는 현상)
우리나라 인구의 질병 치료 8위에 해당하는 '위염'은 대략 대한민국 인구의 1/10 수준으로 매우 높습니다. 특히 2017년 통계에 따르면 약 524만 명이 위염 및 십이지장 진료를 받았는데, 그중 90%가 위염이었다고 합니다.
이런 위염이 만성위축성위염이 되고, 장상피화생이 되고, 이형성증으로 진행하게 되면 마지막엔 결국 위암이 됩니다.
위암의 조기 진단과 생존율
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약 90% 이상으로 매우 높습니다. 안타깝게도 많은 환자분들이 초기 증상을 가볍게 여기거나, 검사에 대한 두려움으로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. 위암의 조기 발견은 90%가량 검진으로 발견된다는 점, 생존율과 직결된다는 점을 아래 그림에서 확인해 보시죠.
- 5년 생존율 비교: 한국은 조기 위암 발견율이 높아 5년 생존율이 75.3%로 미국(33.9%), 영국(13.8%)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입니다.
- 조기 발견의 중요성: 암이 위벽에 국한된 조기 위암은(전이 없는 상태) 내시경 치료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며, 삶의 질 저하 없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.
저는 매일 체감하고 있지만, 우리나라의 위암 조기 발견 완치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는 바로 '이것'때문인데요. 그건 바로, 아래에서 자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.
위내시경 검사
위암은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죠? 위암의 조기 발견은 제 개인적인 소견입니다만 강제성이 있는 '국가건강검진, 암검진' 항목에 위내시경 검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.
위내시경을 안 받아보신 분들, 처음 받아보신 분들이 의외로 많이 두려워하시더라고요. 전화상담, 검진 당일에 만나 뵈며 매일 느끼고 있습니다. 그럼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 그렇다는 가정하에, 간단히 위내시경에 대해 소개를 드려볼게요.
검사 과정
최소 8시간~12시간을 금식 후, 진정상태(마취, 선택가능)에서 위내시경이 진행됩니다. 무조건 나의 왼쪽 어깨가 아래로 가게 눕고요. 마우스피스를 문 상태로 진정 유도제를 맞고 잠에 들면 검사가 시작됩니다.
*주의사항*
복용 중인 약물에 대해 예약 시 의료전문가에게 반드시 고지해야 합니다. 특히 '항응고제, 혈전용해제'는 최소 검사 전 반드시 5일~7일간 복용 중단해야 합니다.
검사 시간
식도 -> 위 -> 십이지장 2부까지 모두 관찰하는데 약 5분 정도 소요됩니다. 진정상태는 각 병/의원에서 사용하는 약물, 수검자의 컨디션에 따라 회복되는데 다르게 나타납니다. 대부분 30분 이내에 회복하실 거예요.
검사 주기
만 40세(생애전환기)부터 국가건강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매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를 무료(다만 수면비는 비급여 항목이며, 별도금액)로 받을 수 있습니다.
- 만 40세 - 74세 무증상 성인: 매 2년 간격 시행
- 만 75세 - 84세 무증상 성인: 검사와 조기 발견에 대한 이득과 이해를 따져서 검사 진행
- 만 85세 이상: 위암 검진을 시행하지 말 것을 권고. 그러나 신체 나이의 건강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의사와 상담 필요
이전 검사를 받지 않았거나, 보험료가 일정 수준 이상인 경우에는 본인부담금이 10% 발생합니다.(대개 1만 원 미만)
-가족력
-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상태인 경우
-흡연/과도한 음주하는 경우
-위 수술 경력이 있는 경우
-만성위축성위염, 장상피화생, 경증 이형성증 진단을 받은 경우
위의 경우는 위암 발생 고위험군입니다. 반드시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으시기 바랍니다. 1년 주기의 검사가 위암 조기발견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.
내시경 검사를 통한 위암 진단 & 치료
위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내시경 검사를 진행합니다. 그러면 위암은 어떻게 진단하고, 어떻게 치료할까요? (이번 포스팅에서는 치료 부분에 대해서 조기발견(1기)으로 내시경치료에 국한된 부분만 간단히 소개합니다.)
위암 진단(조직 검사)
내시경 검사 중 의심되는 부위가 발견되면 조직 검사를 시행합니다. 조직 검사를 통해 암의 유무와 종류, 침윤 정도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인데요.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(2022년 기준) 3명 중 1명꼴로 위내시경 검사 중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고 합니다. 조직 검사를 통한 위암의 진단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.
조직 검사
내시경을 통해 Forcep을 통해 암이 의심되는 부위의 점막 주위를 약 3~4군데 뜯어냅니다. 3~4번이나 점막을 떼는 이유는 정확도가 매우 높기 때문인데요. 오히려 그 이상의 횟수는 출혈 위험 때문에 권고하지 않는다고 하네요.
결과 확인
대개 조직 검사 후, 수검자가 결과를 듣는 데까지는 약 7일이 소요됩니다. 우리 입장에서 엄청 답답할 수 있는데요. 조직검사 후, 설명을 듣기까지, 병원에서는 이런 과정을 거쳐갑니다.
- 파라핀 블록 제작
- 슬라이드 제작
- 조직 염색(특수 염색의 경우 수 일이 더 소요)
- 병리과 의사의 판독
진단 및 치료 계획 수립
조직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암의 종류, 병기, 환자의 상태 등을 고려하여 치료 계획을 수립합니다. 사실 우리가 위암 소견을 받고 나면 가장 궁금한 게 '암의 병기'인데요. 이 부분은 제가 따로 자세히 포스팅하려고 해요. 여기서는 간단하게만 알려드릴게요.
***암의 병기***
- T(Tumor): 원발 종양의 크기와 침범 범위
- N(Node): 주변 림프절로의 전이 여부와 정도
- M(Metastasis): 다른 장기로의 원격 전이 여부
위암의 내시경 치료(조기발견: 1기/ 전이 없음)
조기 위암, 즉 1기로 판정되고 그 침윤 정도가 점막하층에 한하여 림프절로의 전이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내시경 치료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합니다. 내시경 치료는 개복 수술 없이 암 조직을 제거하는 방법으로,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 비교적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.
제가 실제로 경험하는 경우는 아래의 경우에서 EMR(내시경 점막 절제술)에 한하기 때문에, 또한 제가 의사는 아니기 때문에, 여기서는 간단히 치료에 대한 개념만 소개하겠습니다.
내시경 점막 절제술(EMR: Endoscopic Mucosal Resection)
암이 점막층에 국한된 경우, 내시경 검사 중 인젝터(에피네프린+멸균증류수), 스네어 기구를 사용하여 암 조직을 절제하는 방법입니다. 암 조직이 넓지 않고, 조직 자체의 출혈을 보이지 않는 경우 등 시술 중 의사의 판단하에 EMR 치료를 시행합니다.
내시경 점막하 박리술(ESD: 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)
암이 점막하층까지 침범한 경우, 내시경 검사 중 인젝터, 플러시 나이프, 하이브리드 나이프, SB 나이프 등을 사용하여 암 조직층을 잘라내는(포를 뜨는) 방법입니다.
*자세한 치료내용은 맨 아래의 참고자료 링크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.*
내시경 절제술 후 합병증
- 출혈: 시술 후 출혈 발생률은 약 1.6 ~ 38%가량으로 나타납니다. 대개 출혈 위험군은 '투석 중인 경우, 시술 기간이 오래 걸린 경우, 크기가 큰 경우, 출혈 유발 질환 및 약제 복용 중인 경우 등'입니다. 출혈은 대개 시술 후 1주일 이내에 13%가량 나타나므로 1~2일 입원을 합니다.
- 천공: 천공은 위장이 뚫리는 경우를 말하는데요. 약 1.2~6.6% 정도 발생한다고 합니다. 천공의 정도에 따라 내시경으로 자체 치료를 할 수도 있고, 외과 수술을 할 수도 있습니다.
- 협착: 시술 부위가 아물며 위가 좁아지는 상태를 말합니다. 풍선 확장술 및 스테로이드 주입으로 우선 치료하며, 협착이 심한 경우에는 재수술을 할 수도 있습니다.
회복
상처 자체는 8주 정도(약 2달) 위산억제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호전됩니다. 약을 잘 드시고, 식사 조절까지 잘 지켰는데도 피가 많이 나는 경우에는 의사와 상담 후 재치료를 계획하게 됩니다.
마무리: 내용정리, 자주 하는 질문
위암은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. 조기 발견이 완치율이 높은 것도 같이 확인하셨고요. 내시경 검사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암 치료와 얼마나 유기성이 있는지 이해하셨기를 바랍니다.
위의 내용을 다시 한번 보기 좋게 정리하며, 또한 제가 근무하면서 자주 받는 질문들을 정리하며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.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.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.
내용 정리
(1) 국가건강검진 프로그램인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주기적인 검사를 받으세요.
- 만 40세 - 74세 무증상 성인: 매 2년 간격 시행
- 만 75세 - 84세 무증상 성인: 검사와 조기 발견에 대한 이득과 이해를 따져서 검사 진행
- 만 85세 이상: 위암 검진을 시행하지 말 것을 권고. 그러나 신체 나이의 건강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의사와 상담 필요
(2) 위암 발생 고위험군인 '만성위축성위염/장상피화생/이형성증군', 위암 직계 가족력,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'의 경우에는 1년 간격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적극 권장합니다.
(3) 진단 내시경의 목적은 바로 '위암의 예방이 아닌 조기 발견'입니다.
(4) 조기위암 중 일부에서는 내시경적 절제술로 완치 가능합니다. 하지만, 내시경적 절제술 후 조직검사 결과를 보고 최종적으로 완치 또는 추가 수술 필요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.
(5) 조기위암의 내시경적 절제술 후에도 최소 5년은 내시경 및 CT 등의 추적 검사를 받으세요!
Q & A
조직검사를 하면 다 위암 때문인가요?
아닙니다. 위 내시경 조직검사는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3건 중 1건을 시행할 만큼 많이 한다고 하는데요. (제가 근무하는 곳에서 비율은 5건 중 1건 정도) 조직검사를 하는 이유는 꼭 암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. 비특이적인 위염, 위궤양, 위용종,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확인 등 여러 가지 다른 이유로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.
위암은 내시경으로 바로 알 수 있나요? 몇 기였는지 바로 알 수 있나요?
아닙니다. 암의 진단은 조직 검사 이후에도 혈액검사, CT 등의 여러 검사를 통해서 병기를 판단합니다. 그리고 위암인 경우에 수술을 해야 한다면, 수술을 할 수 있는지 검사가 필요하며, 수술 이후에 암을 제거한 뒤에서야 정확한 병기를 알게 됩니다. 그 이후에 추가 수술을 할지, 완치인지 판단하게 됩니다.
*이 글은 '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의사의 동아아산강좌'와 저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.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영상을 참고하시거나, 가까운 병원에 방문하시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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